트럼프 취임식, 테크 거물들이 차지한 VIP 자리

2025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이 미국 워싱턴 DC 의회 의사당에서 성대하게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800여 개의 좌석이 준비되었고, 트럼프 대통령의 왼편에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등 전직 대통령들이 자리했다. 오른편에는 트럼프의 가족과 2기 행정부 내각 후보자들이 앉았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자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 후보자보다도 더 앞줄에 자리한 이들이었다. 바로 미국의 빅 테크 거물들이었다. 이들은 트럼프 가족의 바로 뒤에 위치해 눈길을 끌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는 아내 프리실라 챈과 함께 서 있었고, 그 옆에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와 약혼녀 로렌 산체스가 나란히 섰다. 로렌 산체스는 흰색 정장에 노출이 심한 상의를 입고 와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 외에도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함께 자리했으며,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후보자는 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업자와 팀 쿡 애플 CEO, 저우서우쯔 틱톡 CEO도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이 자리에서 볼 수 없었다.

AP 통신은 “보통 대통령과 가까운 자리는 가족이나 전직 대통령 등 귀빈을 위해 예약된다”면서 “이번 취임식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강력한 테크 기업 CEO들이 독점적인 자리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들 중 일부는 취임식에 앞서 세인트존스 성공회 교회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첫 일정인 교회 예배에도 참석했다. 저커버그, 베이조스, 피차이, 팀 쿡 등이 교회에 모습을 드러내며, 뉴욕포스트는 “모두가 트럼프의 지지자는 아니겠지만 반지에 키스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많은 정통 공화당 정치인들은 로툰다홀이 아닌 의사당 내 별도의 다른 방(노예해방홀)에서 취임식을 지켜보았다.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X(옛 트위터)에 “빅 테크 억만장자들이 트럼프 취임식 맨 앞줄에 앉았고 이것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취임식에서 테크 거물들이 차지한 자리는 단순한 참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와 빅 테크 간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를 암시하는 신호일 수 있다. 테크 기업들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들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은 단순한 정치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미국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인 자리였다. 앞으로의 정치적 변화와 경제적 흐름에 이들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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